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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나라를 평안케 할 근본, 수학이 꽃핀 고요한 아침의 나라
글쓴이 tntv 등록일 [2019.04.15]
나라를 평안케 할 근본, 수학이 꽃핀 고요한 아침의 나라 우리 문화재 안에 있는 전통 수학 우리가 알고 있는 수학자를 비롯한 수학의 역사 대부분은 서양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엄연히 동양에도 수학은 있었고, 우리나라 역시 수학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신라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수학을 다뤘던 국학과 국자감 같은 교육기관의 존재는 조선 이전에도 수학이 있었다는 증거이다. 불행하게 삼국시대나 고려시대의 수학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만 직접적인 문화유산이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그것을 이용한 문화재로부터 우리의 수학을 짐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보 제31호 첨성대나 국보 제24호 석굴암 등이 그것이다. 이와 달리 조선시대부터는 『조선왕조실록』이나 그 외 여러 수학책과 같은 문화재들이 수학의 발달사를 확인시켜주고 있다. 지금 우리 앞에는 이런 문화재들이 찬란했던 우리의 수학문화를 증언해주고 있다. 01. 첨성대와 석굴암.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의 수학과 관련한 직접적인 문화유산은 부족한 실정이지만, 국보 제31호 첨성대나 국보 제24호 석굴암 등 그것을 이용한 문화재로부터 짐작할 수 있다. ⓒ문화재청

조선왕조실록 속 수학 이야기

조선시대 초기에 수학(당시로는 산학)이 중요하게 인식되고 발전한 계기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고려가 멸망한 이유 중 하나로 드는 문란한 조세 제도이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조선 초부터 임금들은 각별한 정성을 쏟았다. 그중에 특히 조선의 4대 왕인 세종은 나라의 정책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과학과 수학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다. 즉, 등급별로 농지를 측량하게 했으며 공정하게 세금을 거두기 위해 도량형도 정비했다. 논과 밭의 각종 모양의 넓이를 계산하여 세금의 등급과 양을 매기는 작업은 수학이 담당해야 할 일이었다. 그래서 행정부서인 육조 중에 농지, 조세, 공납 등을 담당하는 호조(戶曹)에 산학(수학)이 뛰어난 자를 배치했다. 훈민정음이 완성된 1443년, 세종 25년 11월 17일에 기록된 국보 제151호 『조선왕조실록』의 내용을 보면 세종이 얼마나 수학을 강조했는지 알 수 있다. 다음은 그 내용이다.


“산학(수학)은 비록 한낱 기술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지만, 국가의 행정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 최근 농지를 등급별로 측량하는 데 있어서 이순지, 김담 등의 활약이 없었다면 그 셈을 능히 할 수 있었을까. 널리 산학(수학)을 익히게 하는 방안을 강구하라.”


이같이 수학을 중시하는 세종의 마음가짐으로 다른 분야의 정책들도 영향을 받게 되었다. 이 시기는 ‘1차 조선수학의 황금시대’라 부를만 하다.


1차 황금기가 오다 - 임금이 공부한 수학책 ‘산학계몽’

『태종실록』 16년(7월 8일), 『세종실록』 5년(11월 15일), 13년(3월 2일), 25년(11월 17일), 28년(10월 19일) 『세조실록』 6년(6월 11일) 등을 통하여 태종, 세종, 세조 때의 수학을 알 수 있다. 즉, 국가의 근본이 되는 달력 제작의 필요성 및 농지측량 및 세금의 등급, 성의 축조, 군사적인 필요성 등 필연적인 이유로 이 시기에는 건국의 상서로움과 함께 수학을 활발하게 연구한 것을 알 수 있다. 『세조실록』을 보면 세종 때 10차방정식을 풀 수 있었는데 지금의 수학은 그것을 푸는 실력이 없음을 지적하고 수학 연구를 독려하고 있다.

스승도 수학을 잘하고 그 자신도 뛰어난 수학적인 머리를 가졌던 세종은 수학을 바탕으로 여러 일들을 이룰 수 있었다. 이때 나중에 중국에서 찾을 수 없어서 우리 것을 중국에서 역수입한 보물 제1755호 『양휘산법(揚輝算法)』과 보물 제1217호 『신편산학계몽(新編算學啓蒙)』 이 출판되었다.

『세종실록』 50권, 1430년 세종 12년 10월 23일 경인 3번째 기사에 다음의 내용이 나온다.


임금이 계몽산(啓蒙算)을 배우는데, 부제학 정인지(鄭麟趾)가 들어와서 모시고 질문을 기다리고 있으니, 임금이 말하기를, “산수(算數)를 배우는 것이 임금에게는 필요가 없을 듯하나, 이것도 성인이 제정한 것이므로 나는 이것을 알고자 한다.” 하였다.


이 『신편산학계몽』에는 5차방정식이 들어있는데 세종의 성격으로 보아 그가 이 방정식을 꼼꼼히 풀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신편산학계몽』을 완벽하게 연구하여 조선 산학에서 가장 큰 업적을 낸 위대한 수학자는 홍정하(洪正夏, 1684~1727)이다. 그의 수학책 『구일집(九一集: 1724년 출판)』은 임진, 병자년의 전란을 극복한 조선수학의 2차 황금기를 알린다. 이 『구일집』은 현재 규장각에 보관되어 있는데 문화재 지정이 시급하다고 여겨진다.

02. 보물 제1755호 『양휘산법(揚輝算法)』은 남송의 양휘가 저술한 수학서적으로 조선시대의 산학(算學) 전문인의 선발을 위한 필수 과목이어서 조선시대 과학사, 특히 수학교육사 및 서지학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문화재청 03. 보물 제1217호 『신편산학계몽』에는 5차방정식이 들어있는데 세종의 성격으로 보아 그가 이 방정식을 꼼꼼히 풀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문화재청

글. 이장주(성균관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 한국수학사학회 사업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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