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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제가 남긴 단군 초상, 조선 강제병합 밑그림
글쓴이 tntv 등록일 [2019.04.11]



일제가 남긴 단군 초상, 조선 강제병합 밑그림

1910년 발간된 '신궁건축지'에 나오는 단군 왕검의 초상과 설명. [사진 화봉문고]

1910년 발간된 '신궁건축지'에 나오는 단군 왕검의 초상과 설명. [사진 화봉문고]

 단군을 내선일체 수단으로 이용

11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설립 100주년을 맞는 날이다. 국내외 곳곳에서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뜻을 돌아보는 기념행사가 열린다. 제국주의 일본의 한국 침략 야욕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때마침 서울 인사동 화봉문고에서 열리는 작은 전시 하나에 눈길이 간다. 오는 30일까지 계속되는 제5회 인사고전문화축제다.  
 
 이번 전시에서 눈길을 끄는 그림이 하나 있다. 한민족의 시조인 단군 왕검의 초상이다. 책으로 인쇄된 최초의 단군 그림으로 꼽힌다. 그림 자체는 다소 성기고 엉성해 보이지만 단군의 모습이 처음으로 담긴 책이라는 점에서 서지학적 가치가 크다.
 
 그런데 이 책에는 한국사의 아픈 구석이 담겨 있다. 한국을 병합하려는 일제의 치밀한 계략을 엿볼 수 있다. 단군 그림이 들어간 책은 1910년 간행된 『신궁건축지(神宮建築誌)』다. 1905년 을사늑약으로 대한제국 외교권을 빼앗은 일제는 일본과 조선은 하나라는 내선일체(內鮮一體)를 강조하려고 서울 안암동에 조선 신궁을 지으려 했다. 새로 지을 신궁에 고조선의 시조 단군과 일왕(日王)의 조상신으로 알려진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 그리고 조선왕조를 세운 이태조의 위패를 봉안하려 했다.
 

 단군과 일본 시조를 함께 봉안

 일제는 친일파를 동원해 신궁 건립을 위한 신궁봉경회라는 조직도 만들었다. 일본과 조선을 주종 관계로 보는 ‘일선동조론(日鮮同祖論)’을 구현하려는 단체였다. 일제는 『신궁건축지』에서 단군을 대조선 시조 ‘단군천황’으로 표기했다. 
 책 서문에는 신궁을 건축한 목적이 나와 있다. “지금 두 나라 사람들 사이에 친소의 구분이 있다 하더라도 신궁을 통해 본다면 모두가 하나의 자손이어서 세월이 흘렀더라도 신궁을 받들어 모신다면 성조(聖祖)의 시대에 있는 것과 같다”라고 썼다.
1909년 독립운동가 신채호 선생이 쓴 '을지문덕' 전기의 표지 [사진 화봉문고]

1909년 독립운동가 신채호 선생이 쓴 '을지문덕' 전기의 표지 [사진 화봉문고]

 
 반면 신궁은 건립되지 않았다.

아니 세울 필요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1910년 한일합방이 이뤄지면서 공사 자체가 중단됐다. 표면적 이유는 자금 부족이었으나 실제로는 단군 위패를 모신 신궁을 지을 까닭이 없었던 것이다. 
 조선총독부는 대신 1925년 서울 남산에 아마테라스 오미카미와 메이지 천황(明治天皇· 1852~ 1912) 신궁을 만들어 식민정책의 상징으로 내세웠다. 단군마저 조선 합병의 명분으로 사용하려 했던 일제의 치밀한 계산을 확인할 수 있다.
 

 만주를 향한 우리의 상상력 

 제5회 인사고전문화축제에는 단군 관련 서적도 다수 나왔다. 단군의 기록이 최초로 등장하는 『삼국유사』, 단군 신화를 한국사 안에 본격적으로 포함시킨 『제왕운기』 실물을 볼 수 있다. 단군 조선을 우리 역사의 시작으로 본 사학자 장도빈의 『조선역사요령』도 있다. 
 또 일제강점기에 조선의 독립 열망을 표출한 신채호의 『을지문덕』 전기, 장도빈의 『(연)개소문』 전기 등이 출품됐다. 고구려 광개토대왕비 탁본, 동명성왕릉비 탁본 등도 감상할 수 있다.
중국 청나라의 옛 수도인 선양 일대를 그린 '성경여지전도'. [사진 화봉문고]

중국 청나라의 옛 수도인 선양 일대를 그린 '성경여지전도'. [사진 화봉문고]

  
 이번 전시의 또 다른 볼거리는 국내에 거의 없는 만주 관료 지도·책자다. 화봉문고 여승구 대표가 오랫동안 모아온 자료다. 중국 청나라의 수도가 선양(瀋陽·옛 이름 盛京)에서 베이징으로 옮겨가지 전의 만주를 그린 ‘성경여지전도’, 조선을 중심으로 중국·서역 등을 담은 ‘성경전도’ 등 희귀 지도들을 만날 수 있다. 
 ‘만주전-몽고·만주·통일조선의 대연방을 꿈꾸며’를 표방한 이 자리에는 단군 조선·고구려·발해·만주·몽고에 관련된 서적·잡지·신문·탁본·고지도 등 총 283종 390점이 나왔다. 여승구 대표는 “우리 선조들이 중국과 당당하게 대결했고, 또 독립운동의 무대였던 만주 일대를 돌아보며 좀더 웅대한 상상력을 키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정호 기자 
jhlogos@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일제가 남긴 단군 초상, 조선 강제병합 밑그림
원문보기
https://news.joins.com/article/23437000?cloc=joongang|home|newslis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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