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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제 침략 상징 충혼비 문화재청 승인 거쳐 평택으로 갔다
글쓴이 tntv 등록일 [2017.07.17]



일제 침략 상징 충혼비 평택 갔다

1 일제가 1935년 세운 만주사변 전사자 충혼비. 2 주한미군은 휴전협정을 체결한 1953년 비석만 교체해 미8군 전몰자 기념비로 재활용했다. 미군은 최근 문화재청 승인을 거쳐 평택기지로 기념비를 옮겼다. 3 지난 14일 찾은 기념비 자리엔 새로 심은 잔디만 보였다. [사진 용산구청], 강기헌 기자

만주사변 전사자 충혼비 등 미군 용산기지 내 문화재 56점이 최근 평택기지로 반출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전사자 충혼비는 일제가 만주사변(1931년) 당시 사망한 보병 제20사단 일본군 병사들을 추모하기 위해 35년 용산기지 자리에 세웠다. 충혼비는 조선총독부 건물과 함께 일제강점기를 대표하는 네거티브 문화재로 꼽힌다. 네거티브 문화재는 반복돼서는 안 될 치욕적이고 부정적인 역사를 담고 있는 문화재를 말한다. 용산기지 내 근대 건축물 연혁이 적혀 있는 동판과 이순신 동상 등도 미8군사령부 평택기지 이전에 따라 반출됐다. 용산기지 내 문화재 반출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르포] 주한미군 떠나는 용산기지 가보니
징집 조선인 참배 강요 받았던
대표적인 네거티브 문화재
문화재청 미군 56점 반출 승인
학계 “승인 취소하고 가져와야”

지난 14일 오후 들른 용산기지 내에선 충혼비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지대석(址臺石)은 물론이고 기단(基壇), 병풍처럼 둘러친 주석(柱石)도 용산기지엔 남아 있지 않았다. 충혼비를 떠받치던 기단이 있던 기지 내 화단엔 새로운 잔디가 심어져 있었다. 동행한 주한미군 관계자는 “한국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최근 평택기지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중앙SUNDAY 취재 결과 용산기지 문화재 반출은 지난해 10월 시작됐다. 미군 측이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에 문화재 반출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게 그 무렵이다. 국방부는 문화재청에 관련 공문을 전달했다. 문화재청은 두 달 뒤인 지난해 12월 국방부에 문화재 반출을 승인하는 공문을 보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전문가와 문화재 위원들로 팀을 꾸려 기지 내 현장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에 따라 국방부에 공문을 발송했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은 총 68점에 대한 문화재 반출을 신청했지만 12점에 대해선 문화재청이 허가하지 않았다. 이 중에는 조선시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문인석(文人石)도 포함됐다. 문화재청은 반출 문화재와 현장조사팀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문화재청의 반출 승인을 놓고 학계에선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용산기지 내 문화재에 대한 발굴·내부조사 등 직접적인 현장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1906년 일본군 병참기지로 수용된 이후 용산기지 일대는 111년 동안 한국 정부의 행정력이 미치지 못한 금단의 땅이었다. 2006년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용산기지 내 문화재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지만 건물 외관 등을 살펴보는 형식적인 조사에 그쳤다. 미군이 군사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시설에 대한 내부조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규정 탓이었다.
 
김천수 용산문화원 역사문화연구실장은 “충혼비는 용산기지에 남아 있는 네거티브 문화재 중 가장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제가 강제징집한 조선인들은 이 기지에서 간단한 군사교육을 받았고 충혼비 앞에서 고개를 숙이도록 강요받았다. 그런 다음 전쟁터로 끌려갔다”며 “그런 역사적인 맥락을 생각한다면 기념비는 용산기지에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혼비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아픈 역사가 뒤섞여 있는 문화재로 평가된다. 주한미군은 한국전쟁 종전 이후인 1953년 용산기지 주둔을 시작하면서 충혼비 비석만을 교체해 한국전쟁 미군 기념비로 재활용했다. 이후 78년 한·미 연합군 사령부 청사가 준공됨에 따라 용산기지 메인포스트로 이전했고 현재는 평택기지로 옮겨진 상태다. 일본이 만든 비석은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문화재청의 문화재 반출 승인은 용산기지 공원화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부처 간 엇박자를 보여 준다. 국토교통부가 주축이 된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이 올해 초 내놓은 공원화 계획과도 어긋나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주한미군 이전이 완료되는 2019년부터 3년간 문화재 등 부지 현황 및 토양 오염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보존할 가치가 높은 문화재를 추려 국가 공원으로 조성될 용산에 남길 계획이다. 신주백 연세대 HK연구교수(한국사)는 “용산기지는 일제 식민과 냉전, 한반도 분단을 동시에 품고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평택기지는 시민들이 마음대로 접근할 수 없을뿐더러 역사적인 의미가 전무한 공간이기 때문에 반출 승인을 취소하고 기념비를 용산으로 되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문보기
http://news.joins.com/article/21760688?cloc=joongang|home|newslis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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