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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바다집시 바자우족과 만나다 ...표해민(漂海民) 뭍에 오른 날, 레가타 레파(Regatta 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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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주 연방작위를 받은 귀족의 부인이 레파퀸에게 왕관대관에 이어 기념패를 선사하고 있다.



바다집시 바자우족과 만나다

표해민(漂海民) 뭍에 오른 날, 레가타 레파(Regatta lepa)

바다 위, 전통어선에서 생활하는 바자우(Bajau)족은 이제 소수만 남아있는 듯하다. 각 나라마다 뭍에 정착한 바자우라야 영주권을 주는 경우가 대부분. 주변 바다에서 선상생활을 하더라도 영주권이 없으니 뭍에 발을 내딛는 순간 불법 입국자가 되는 형편이어서 이제는 바닷일 못지않게 눈치까지 잘 살필 수 있어야 한다. 뭍에 오르면 생긴다는 '땅멀미' 뿐만 아니라, 경찰 등 단속의 사나운 눈길을 피해 서둘러 바다로 되돌아가야 하는 바자우족의 오늘.



글·사진 |
김상수 해양다큐멘터리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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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의 레파를 한껏 치장하고 샘포르나 포구로 모여드는 바자우족.
 
 
바다집시 바자우(Bajau)족이 주인공인 해상축제 레가타 레파(Regatta lepa)를 앞둔 4월 중순의 샘포르나는 어수선했다. 샘포르나에서 불과 50여분 거리인 라하드 다투(Lahad Datu)에 침입한 필리핀 모로무슬림과 말레이시아 정규군 사이에 3월초부터 총격전이 이어지면서 양측에서 이미 전사자까지 속출한 상황. 필리핀 모로무슬림은 오래전에 사라진 술루 술탄국(Sultanate of Sulu)을 지지한다는 무장 세력이다. 지난 2월 중순, 라하드 다투에 침입한 이들이 '사바주는 예전 술루 술탄국의 영토라 주장하며 무장준동 중'이라는 보도는 출국 몇 주 전부터 필자를 헛갈리게 했다. 그 탓인지 레가타 레파도 당초 계획보다 한 주 늦춰서 열었으니, 필자는 일정변경으로 인한 항공 추가요금까지 덤터기 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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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다에서 삼엄하게 경계 중인 말레이시아 해군특수부대. 이들은 레가타 레파 행사에 앞서 무력시위도 했다.
 
평소 한 시간이면 도착한다는 거리였다. 샘포르나(Semporna)까지는. 타와우공항을 출발, 두 시간 가깝게 이동하는 동안 하늘에서는 군용헬기의 무거운 로터소리가, 도로 곳곳에서는 말레이시아 특수부대원들의 차량검문이 반복되니 괜스레 긴장감이 들 정도. 가만있어도 땀이 흐르는 무더위 속인데도 전투복면에 선글라스까지 착용, 옆구리 총 자세로 자동소총을 겨눠 들고 있는 건장한 특수부대원들이 트렁크까지 열어본 뒤에야 차량을 통과 시키면서 시간을 지체시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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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지지를 호소하는 깃발 홍보전이 소읍 샘포르나 곳곳에서 펼쳐졌다. 평형저울이 그려진 깃발이 56년 집권여당인 BN당 로고다.
 
샘포르나가 가까워지자 이번에는 여기저기 걸린 다양한 깃발 탓에 도대체 정신이 사납다. 5월에 치르는 말레이시아 총선을 앞두고 선거유세용으로 내건 정당 홍보깃발이다. 푸른 바탕에 평형저울을 그려 넣은 깃발이 월등하게 많다. 56년 동안 장기집권하고 있는 여당 '국민전선(Barisan Nasional)'의 로고다. 바자우족의 배는 물론, 수상가옥 등등 나흘간의 취재기간 내내 가는 곳마다 만나면서 왕년의 '고무신 선거'를 떠올리게 했다. 보름 뒤, BN당은 선거에서 승리해 집권역사 60년을 예약했다는 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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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포르나는 사바주에 딸린 소읍이다. 가장 화려한 건물은 모스크. 수상가옥은 주변환경이 깨끗하지 않은 해안에도 들어앉아 있다. 바자우들은 이 샘포르나 포구에서 말리거나 염장한 수산물을 주식 등 생필품과 교환한다. 왼쪽 사진이 바자우의 주식 중 하나인 사고녹말. 요즘은 사고녹말보다 쌀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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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시장 앞 대로에 장을 펼친 옷가게. 평소에는 볼 수 없는 모습이란다.
 
샘포르나는 사바주 동쪽 해안에 들어선 소읍. 조용한 어촌이 본디 모습인데 앞뒤 골목길까지 번잡하다. 군경들의 경계모습이 삼엄하든 말든 몰려든 사람들은 바자우족들의 해상축제 레가타 레파 전야를 즐긴다. 동대문시장에서 흔히 보는 손발 구르며 손님들의 시선을 끄는 식의 좌판상인이 있는가하면 중국산이 대부분인 만물상도 몰려온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오히려 이국인들이 시국에 민감한가, 거리에 드물어 대조가 된다.
말레이시아 바다로 흘러든 바자우들이 물물교환 등을 위해 발을 딛는 곳은 소읍일지언정 샘포르나에서 가장 번잡하다는 포구 주변이다. 매일 이른 아침이면 바자우들은 레파에 싣고 온 말려낸 해삼 등 다양한 건어물을 뭍에 올리고, 대신 자신들의 주식인 쌀과 사고녹말 등 바다에서는 얻을 수 없는 생필품을 레파에 싣고 서둘러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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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는 커녕 잔물결조차 일지 않는 바다. 그 속을 내려다보며 사앗대를 젓는 바자우 모습이 더없이 평온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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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포르나 해역에는 바다 위에 수상가옥을 짓거나 작은 섬에 몇 채의 판자촌을 짓고 생활하는 바자우가 대부분이다.
바다를 유랑하는 표해민(漂海民)들에게 있어서 땅은 그리 익숙지 않은 자연이다. 레파에 올라 바다로 나가야 마음의 안정을 되찾는다던가. 소페라고도 불리는 레파는 뭍에 정착하는 대신 여전히 이 바다 저 바다를 떠도는 일부 바다집시들에게 배이자 집이기도 하다. 레파(Lepa)는 본래 한 개의 돛을 추진동력으로 삼는 배를 이르나 요즘 대부분 바자우들의 배 고물에는 일제 엔진이 들어앉았다.
바자우 중에는 뭍으로 편입, 수상가옥과 섬에 통나무집을 짓고 가족단위로 정착한 경우가 많다. 이리 정착을 했음에도 농사지을 땅뙈기조차 소유하지 못했으니 주업은 여전히 어업이다. 배 위에서 살거나 뭍에 살거나 온 가족이 한동안 매달려 바닷속에서 어획, 염장한 어패류를 팔아 손에 쥐는 돈이 수입의 전부. 이 돈으로 생필품을 구입해 가는 곳이 바로 샘포르나 포구와 주변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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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잡아낸 수산물도 샘포르나 포구에 올리면 이를 받은 상인들이 어시장에서 판매한다.
 
요 몇 년 사이 국내 티브이 프로그램에도 심심찮게 등장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한 바자우족은 바다를 삶터로 여기고 오로지 바다와 더불어 사는 사람들이다. 생필품 중 적지 않은 것을 바다 등 자연에서 얻지만, 배에 들어앉힌 모터를 돌리자면 기름이 필요하고, 생선튀김 등 반찬을 해먹자니 야자유도 필요하다. 인 박인 담배와 커피도, 설탕과 소금도 사야한다.
 
진작부터 말레이시아 사바주 산간마을에 정착한 바자우와 여전히 바다 곁에 붙어사는 바다집시 바자우족은 '같으나 다르다' 했다. 본 뿌리는 같되, 생활모습은 확연히 다르다는 얘기겠다. 예전에는 자신들만의 언어를 사용했으나, 지금은 물물교환 등 생활을 위해 말레이시아어도 알아듣고 능숙하지는 못해도 말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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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표해민으로의 바자우족과 레파. 어로작업에서 취사, 취침까지 이 배에서 해결한다.
 
선상생활을 하는 바자우는 물론, 뭍에 정착한 이들이라도 배를 아끼는 마음은 이들의 유전자 속에 들어있는 모양이다. 배 뭇는 솜씨에 따라 다양한 모양새로 건조된다는 레파는 여전히 목선(木船)이다. 바다 위에서 마주친 전형적인 한 바자우의 배는 저래도 될까 싶은 정도로 작았다. 선체 길이는 5미터안팎, 좌·우현 흘수(吃水)까지 낮아 파도가 치면 바닷물이 쉽게 배 안에 넘쳐들 듯하다. 지붕에는 그물 따위가 실려 있고, 곳곳에 알록달록 빨래가 걸려있다. 돛대가 보이지 않으니 오로지 사앗대와 근력만으로 배를 몰아갈 터인데, 뜨거운 햇볕과 더위 방지는 좌·우현을 막은 판자가 전부. 밥 짓기 위한 화덕과 어느 만큼의 장작, 한밤중 조업을 위한 등불이며 얇은 이불 따위도 실려 있을 게고, 배에 타고 있는 네 명이 한 가족이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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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파 안에서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바자우족과 '레파 퀸'에 선정되기 위해 한껏 치장한 바자우족 여인. 무슬림 차림의 바자우 소녀가 브이자를 해보이며 포즈를 취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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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모습으로 꾸민 바자우족의 레파가 포구로 들어서고 있다. 레파는 외 돛을 추진력으로 삼는 배를 이르는데 화려한 태피스트리로 이 돛을 꾸미기도 한다(오른쪽 위 사진).
밖엣 사람의 눈으로는 추레하달 수밖에 없는 이 배가 화려하게 치장되는 시기도 있다. 바로 레가타 레파 기간이다. 우리가 집을 치장하듯 이물과 고물을 전통무늬로 조각 하거나, 선체에 색칠까지 한다. 다양한 천으로 꾸민 역삼각형 모양새의 태피스트리 돛을 걸어 갈무리를 하고나서야 보란 듯이 배를 몰아와 샘포르나 포구로 모여든다. 동족들이 겨루는 축제니 샘포르나는 물론 주변 섬에서 크고 작은 배로 건너온 바자우족들도 축제장으로 몰려든다. 나름 옷매무시나 얼굴화장에도 신경을 쓰고 뭍 나들이 하는 것이다.
한편, 배고 몸이고 치장하느라 애쓴 바자우들보다는 이를 건너다보는 밖엣 사람들의 눈이 즐거운 것은 당연한 일. 말레이시아 사바주 정부에서는 이리 별나고 화려한 모양새로 시선을 끄는 바자우 전통어선 레파를 관광자원이자 문화유산으로 여겼다. 해마다 아름답게 꾸민 배를 몇 척 선정해 소유자인 바자우족에게 상품으로 모터엔진과 상금까지 곁들여 주는 한편 바자우 여성 중에서 ‘레파 퀸’을 선정해 왕관대관과 상금을 주는 식으로 장려해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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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주 연방작위를 받은 귀족의 부인이 레파퀸에게 왕관대관에 이어 기념패를 선사하고 있다.
 
해질 무렵, 바자우족과 이를 구경하는 밖엣 사람들은 미리 마련된 축제장으로 이동한다. 가뜩이나 비상시국인데다가 연방작위를 받은 사바주 귀족들도 대거 참여하니 경호원은 물론 군경들의 경비가 삼엄하다. 그런 중에도 '레파 여왕'에 대한 왕관대관(戴冠)과 시상은 귀족의 부인이 했다. 막상 야간축제 내용은 우리 나라서 흔히 펼쳐지는 행사와 다를 바 없다. 경호 선 밖에 몇 겹으로 앉고 서있던 사람들이 동시에 환호를 하면 말레이시아 인기가수거나 아이돌이 등장 공연을 하는 것이다. 이런 환호성은 밤 열시가 지나서야 잦아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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